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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왼쪽 손등에는 생긴지 30년 된 흉터가 있다.

중학생 시절, 
늘 괴롭힘을 당하고 빼앗기는 약자의 위치에서 하루하루를 힘들게 보냈었다.

그러던 중 하루는 나를 늘 괴롭히던 아이들이 발갛게 달아오른 담배를 

내 손등에 대고 꾸욱 누르던 몸과 마음의 고통의 순간은
30년이 지난 지금도 마치 손등 위의 흉터처럼 잊혀지지 않는 

트라우마로 기억 속에 자리 잡고 있다.

사실 지금도 가끔씩은 손등을 쳐다보면 

그 때 그 순간이 영상처럼 머리 속을 스쳐 지나가서 
순간 움찔하며 눈을 질끈 감기도 한다.
그만큼 나에게는 아프고 고통스러운 기억이다.

하지만 하나님은 나의 이 오래된 '트라우마'를 인생의 상처로만 남기지 않으시고
이런 과정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게 하셨으며,
나아가서는 이 트라우마를 사도 바울의 고백처럼 복음의 흔적 '스티그마'가 되게 하셔서,
그 분을 전하는 사명을 갖게 하셨음을 깨닫게 된다.

가끔은 오랫동안 숨기고 살았던 이 상처를 드러내고, 
그 때 나처럼 외로움과 아픔을 경험하고 있는 청소년들과 제자들에게 

손등을 내밀어 보여주며 말한다.
"너 정말 힘들었겠다... 사실은 나도 그랬어..."

그들의 상처 난 마음을 읽어줄 수 있고, 
그들과 공감대를 이룰 수 있으며

그들을 더 사랑하게 된 스티그마가 있음이 감사할 뿐이다.

오늘은 처음으로 이 흉터를 치료받고 왔다.
피부과 의사이신 고등부의 한 선생님께서 시술을 해주셨다.
30년 동안 딱딱하게 굳어버리고 부풀어오른 흉터를 레이저로 깨끗이 잘라내는 시술을 받았다.
지금은 통증도 있고 진물이 나지만 곧 새 살이 돋을것이다.

"내가 너의 상처로부터 새 살이 돋아나게 하여 너를 고쳐주리라"
(예레미야 30:17)

우리의 상처난 인생에 새 살을 돋게 하시고 고쳐주시며,
트라우마를 스티그마로 사용해가시는 하나님을 찬양한다.

상처는 사명이다.


(청소년사역을 하시는 김보성 목사님의 페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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