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에 좋은 산조인 썼다더니..식품유통 금지된 값싼 면조인이었다

 

산조인은 묏대추나무의 씨앗으로 불면증과 신경 안정 등에 좋은 한약재다.

그러나 산조인과 생김새가 비슷한 면조인은 효능이나 부작용이 검증되지 않아

의약품뿐 아니라 식품 유통도 금지돼 있다.

가격도 산조인이 면조인보다 3~4배 비싸다.

산조인이나 면조인이나 볶는 정도에 따라 색깔이 달라져

육안으로는 잘 식별이 되지 않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중에 유통되는 산조인 중 상당수가 ‘가짜’인 경우가 많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은 지난해 12월 산조인 제조업체 1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면조인을 이용해 제조한 6개 업체를 적발했다고 8일 밝혔다.

이중 2개 업체는 형사입건해 수사 중이다.

서울시는 시중에 가짜 산조인 제품이 많이 유통되고 있다는 정보에 따라

한약재도매상과 한방병원 등에서 무작위로 제품을 구매했다.

이번에 적발한 6개 업체에서 2020년 5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제조한

가짜 산조인은 2500㎏으로 8000만원 상당이나 됐는데,

주로 한의원 등에 공급돼 한약 조제에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서울시는 밝혔다.

 

한의원 등에서 의약품으로 사용되는 한약재는 제조·유통과정에서

일반 식품보다 엄격한 관리가 이뤄져야 하지만

이번에 적발된 업체들은 대부분 식품용과 의약품용 한약재 원재료를 마대에 담아

별다른 구분 없이 창고에 보관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소재 A 한약재 제조업체는 면조인을 혼입한 이유로

“식품용과 의약품용 한약재를 같은 창고에 보관하다가 모양이 비슷해 직원이

실수로 면조인을 산조인으로 포장했다”고 진술했으나

이후 이를 알고도 도매상을 통해 한의원 등으로 유통시킨 것으로 파악됐다.

 

출처: 경향신문 이성희 기자 mong2@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