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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 도둑

 

오늘 아침 미국에 사는 지인의 집에 도둑이 들었다는 소식이 왔습니다.

부부가 타지로 출타한 중에 빈 집에 도둑이 든 것입니다.

몇가지 훔쳐간 것이 있었고, 창문도 파손되었습니다.

경찰이 와서 얼마 어치를 도둑 맞았는지 기록할 뿐,

다른 조사는 하지 않고 전문적인 도둑은 아닌 것 같다면서

보험회사와 해결하라고는 갔다고 합니다.

 

그 때 아내되는 분이 “아차차” 했답니다.

공항으로 가기 위하여 택시를 불렀는데, 한인택시 보다 저렴한 Lift를 불렀답니다.

그런데 도착한 운전수가 참 친절했답니다.

집에까지 올라와서 쓰레기통들을 길가에 내 놓는 일까지 도와주더랍니다.

알고보니 이처럼 공항에 갈 때 Uber나 Lift를 이용하면

그날이나 다음날에 도둑을 맞는 일이 많답니다.

그런 차를 불러서 공항으로 떠나니,

어느 집이 비었는지를 알려준 꼴이 되고,

운전수가 직접 오거나 친구들에게 연락해서 몽땅 털어간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네 개의 쓰레기 통을 여자 혼자서 끙끙대며 내 놓았으니,

남편이 없거나 적어도 오늘밤에는 없다는 공고를 한 것입니다.

 

도둑을 맞은 지인의 소식을 들으면서 ‘

그 도둑이 유난히 친절했다’는 말이 마음에 남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거짓 친절에 속아 사기를 당하고 도둑을 맞는 모양입니다.

그러나 물건을 도둑맞는 일도 조심해야 하지만

마음에 도둑이 드는 것은 더욱 조심해야 합니다.

 

부산에서 목회할 때, 교회에 도둑이 든 적이 있었습니다.

그 전날 두 명의 도둑이 드는 꿈을 꾸었습니다,

그런데 새벽기도회 나가 보니 정말 교회 사무실에 도둑이 든 것이었습니다.

문이 깨어져 있고 책상 서랍들이 다 열려 있었습니다.

그 때 마음에 의심이 드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노숙자들이었습니다.

 

당시 IMF 사태로 노숙인들이 너무나 많이 생겨,

교회에서 노숙인들에게 아침식사를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교인들 중에는 그런 사람들이 교회에 많이 찾아오면

험한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하는 이들이 있었습니다,

그 생각을 하니 배신당한 것 같아 너무 속상하였습니다.

 

그런데 새벽기도회를 마치고 기도하는 중에 “도둑이 둘이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꿈에 본 도둑은 둘이었습니다.

그러면서 “도둑이 또 하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마음에 감사와 사랑을 도둑질해 가는 존재가 있었던 것입니다.

우선 노숙인들이 그 일을 저질렀다는 증거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들을 의심부터 하고 있었고, 몇가지 물품을 도둑맞았지만

교회에서 주무시던 권사님들이 사무실 문을 뜯어낼 정도였는데도

그 소리를 듣지 못하고 주무심으로 안전했으니 너무나 감사할 일이었습니다.

 

새벽기도회 끝나고 내려오는데, 노숙인들이 벌써 교회 로비에 와 앉아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인사를 하는데, “큰 일날 뻔 하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중 한 사람이 제가 와서 “비에 양말이 젖어서 그런데, 양말 하나만 주실 수 있습니까?” 하였습니다.

가지고 있는 양말이 없어 신고 있는 양말을 벗어 드렸습니다. 

그러면서 사무실에 집기들과 서랍 속에 돈 얼마는 잃어 버렸지만

마음에 사랑은 잃지 않았던 것이 감사했습니다.

 

사람들이 돈 잃어버린 것은 큰 일이라 생각하면서

마음에 기쁨 감사 사랑을 도둑맞은 것은 아무렇지 않게 여깁니다.    

 

마귀는 도둑입니다.

겉으로는 얼마나 친절하고 우리를 행복하게 해 줄 것처럼 속삭입니다.

마귀는 언제나 우리 편인 것처럼, 우리 마음을 만족하게 해 줄 것처럼 속삭입니다.

그러나 결국 가장 귀한 것을 다 가져가 버립니다.

마귀에게 속지 말아야 합니다.

 

(유기성 목사님 페이스북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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